저희 아들 甲은 우연히 범죄현장을 지나다가 특수절도혐의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았으나 나이가 12세에 불과한 형사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죄가 안됨’ 처분을 받고 풀려났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甲의 결백을 완강하게 주장하면서 진범(眞犯)을 찾아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검사는 완벽하게 수사하여 甲의 혐의를 벗겨주지 않고 어차피 처벌받지 않게 되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하면서 수사를 종결하였습니다. 아무런 죄가 없는 甲에게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리는 대신 혐의는 인정되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죄가 안됨’ 처분을 내린 것은 甲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헌법소원심판으로써 다툴 수 있는지요?
답변
귀하의 주장과 같이 전혀 혐의가 없는 사람에게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리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죄가 안됨’처분을 내리는 것은 마치 혐의는 인정되지만 다른 사유에서 기소할 수 없다는 취지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당사자로서는 매우 불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하자가 법적으로 특히 헌법소원심판으로 그 정정을 구할 만한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라 할 것이고, 이는 ‘죄가 안됨’처분의 본질 및 그 법적 효력과 관련하여 검토하여야 할 문제라고 할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죄가 안됨’결정과 ‘혐의 없음’결정에 관하여 “‘죄가 안됨’결정이나 ‘혐의 없음’결정은 모두 피의자에 대하여 소추장애사유(訴追障碍事由)가 있어 기소할 수 없다는 내용의 동일한 처분으로서(따라서, 소추장애사유가 없음에도 기소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결정인 ‘기소유예’결정과는 본질을 달리함), ‘혐의 없음’결정이 피의자가 피의사건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확정하는 것도 아니고 ‘죄가 안됨’결정이 피의자에게 범죄혐의가 있음을 확정하는 것도 아니므로, 검사가 형사미성년자인 피의자에 대하여 범죄혐의 유무에 불구하고 ‘죄가 안됨’결정을 하였다고 하여 이를 피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행사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이 ‘혐의 없음’결정을 하지 않고 ‘죄가 안됨’결정을 한 것이 청구인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위 부분에 대한 청구는 부적법하다.”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진범에 대한 계속수사(繼續搜査)의 중지(또는 불이행)부분에 대하여 “진범이 따로 있으므로 계속수사를 하여 진범을 체포해달라고 피의자가 주장하는 피의사건에 관하여 피의자가 형사미성년자임을 이유로 ‘죄가 안됨’의 불기소결정을 하고 수사를 종결한 처분에는 진범체포를 요구하는 청구인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수사종결처분과 별도의 계속수사불이행(또는 계속수사의 중지)이라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가 있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므로, 위와 같은 경우에는 수사종결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함으로써 족한 것이고 이와 병행하여 계속수사의 불이행에 대하여 별개의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라고 하였고,
“청구인들은 피의자일 뿐이며 진범에 대하여 고소권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진범에 대한 고소권은 인정되지 아니하고, 다만 진범(眞犯)을 체포하여 달라는 고발을 할 수 있을 뿐인데, 고발에 대하여 불기소처분을 한 경우 헌법재판소는 그 불기소처분에 대한 고발권자의 자기관련성(自己關聯性)을 일관하여 부인하여 오고 있는바, 계속수사의 불이행과 관련한 헌법소원에 있어서도 이는 같이 보아야 할 것이고 청구인들이 피의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고, 진범에 대한 계속수사의 중지(또는 불이행)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는 이 점에서도 부적법하다.”라고 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 1993. 5. 10. 선고 93헌마92 결정, 1996. 11. 28. 선고 93헌마229 결정).
또한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기소처분을 구하는 취지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자는 원칙적으로 헌법상의 평등권 및 재판절차진술권의 주체인 형사피해자에 한하므로, 범죄피해자가 아닌 고발인에게는 개인적·주관적 권리나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 등의 기본권이 허용될 수 없고, 이 경우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자기관련성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 2001. 10. 25. 선고 2001헌마78 결정).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견해에 따른다면 귀하의 헌법소원심판청구는 부적법한 것으로서 각하 될 것으로 보입니다.